제주, 10/16~10/18
2박 3일의 제주.
노량진 2교시가 끝난 후 공항으로 내달았다.
30인치 캐리어를 든 나를 사람들은 희한하다는 듯 바라보았으나, 뭐 어때.
무사히 수속하고, 라운지에서 잠시 졸고, 비행기에서 내쳐 자고 나니 제주였다.
알맞게 도착한 시간에 렌트카를 찾았지.
추천받았던 연정식당에서 가브리살을 먹었다.
잘라 먹지 말라고, 한 입에 앙 하고 접어 먹어야 한다고 가르쳐 주셨다.
진짜 맛있어.
키티키티랜드를 보러 갔다가 수월봉에 노을을 보러 갔다, 근데 실패했다.
첫날은 날씨가 좋지 않았다.
숙소를 찾아 전화하니 오늘 밤 메뉴는 도미회에 킹크랩이라고.
바로 콜을 외치고 숙소를 찾아갔다.
도미회, 무늬오징어, 킹크랩의 진수성찬. 의외로 오징어가 제일 인기였다는 거.
밤엔 일찍 잤다. 책을 좀 읽다가, 응.
낯선 이와 술을 기울이고, 수다를 떨 만큼 나는 열려있지 않아서-
그냥 혼자 책을 읽고, 잤다.
그다음 아침엔 일찍 일어났다.
스트레칭을 하고, 28을 읽기 시작.
바다를 보며 책을 읽고, 아침을 꺼내 먹다가 길을 나섰다.
별다른 일정을 계획하진 않았고, 그냥 바닷가 카페를 찾아갔지.
한적한 카페에서 바다를 보고, 잠시 졸다가-
근처를 좀 거닐었다. 마냥 좋은 바다, 바다.
그리고 갈치조림을 먹었지. 갈치가 토실토실하니 참 크더라.
이마트에 잠시 들러서 우유를 사 먹고,
보건소에 독감 접종을 받으러 방문해 보았지만 무료 접종 대상자에게만 해준다고 하대.
그래서 주차 연습만 하고 돌아왔고
새별오름의 노을이 억새에 걸린 것이 그리 예쁘다기에
오름을 찾았다, 가파른 경사를 올랐다.
그런데 일몰 시간보다 1시간이나 일찍 도착해 버렸어...
심지어 핸드폰 배터리도 부족해...
그래서 방황방황하며 돌아다녔다.
그리고 노을-
날이 너무 예쁘고 해도 정말 곱고 억새가 빛을 반기는 것이 예뻐서
행복했다.
내려오는 길은 헬이었지만. 내리막길 무서워.
숙소에 와서, 다들 파티하는데 혼자 얌전히 저녁을 먹고
긴 이별을 했다.
이별인지, 기약인지
그리고 부은 눈으로 잠이 들고
다음날 아침부터 또 책을 읽고, 다 읽고
카페를 찾아갔더니 플리마켓이 열려있어서, 목걸이를 사고
다른 카페에서 책을 좀 더 읽다가
하나로마트도 들러보고
연꽃이 피어 있는 연못에도 가보고 분교의 예쁜 색도 구경하고
그러다 다시 북쪽 바닷가로 향했다.
또 노을을 기다려야지.
카페에서 노을을 기다리고,
노을을 맞이하고
초밥을 먹고
기념품점을 찾다 늦어서 그냥 공항으로 갔다.
지갑을 같이 보내버려서 울상짓고,
아이돌 비슷한 남자애들을 보고
그리고 서울에 도착.
운전 연습을 했고
예쁜 것들을 보았고
책도 보고
뭐하지 고민도 하고
좋았다.
슬픈 것도 있었는데
그건 마음에 넣어둘래.
마음에, 마음에.
어쨌든 잘 다녀왔어요.